"염료감응 태양전지 5년내 시장빅뱅 올 것"
김승룡 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2008-10-30 20:22
 
마이클 그라첼 스위스 로잔공대 교수





















최근 실리콘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특정 염료를 사용해 태양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대한 세계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본격 양산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이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최초로 개발했고, 이에 필요한 염료를 포함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스위스 로잔공대의 마이클 그라첼 교수를 만나 현재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기술수준과 미래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창시자인 그는 지금까지 500여 관련 논문과 40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논문들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5만건 이상 타 논문에 인용되는 베스트셀러다.

그라첼 교수와 로잔공대는 현재 2000여개 염료감응 태양전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특허를 피해가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이달 그라첼 교수가 보유한 특허 일부가 기간 만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만들려는 기업들이 마음대로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 상용화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이달 만료된 특허는 태양광을 보다 많이 흡수하기 위해 개발된 거친 전지표면 분자층 구조에 관한 것이다. 염료감응 태양전지 관련 특허는 이것 하나로 보호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것 말고도 감응ㆍ전해질ㆍ구조 등에 대한 핵심 특허가 많게는 10개까지 더 있다. 소니가 최근 염료감응 태양전지 시제품을 내놓은 뒤 특허분쟁을 우려해 찾아온 적이 있다. 현재 나와 로잔공대가 보유한 특허의 전체 사용권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다이솔에게 있고, 한국은 다이솔과 티모테크놀로지의 합작사인 다이솔-티모에 있다. 다이솔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지 않으면 특허기술은 사용할 수 없다."

- 전지의 효율을 높여주는 새로운 염료를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최근 개발한 염료는 기존 가시광선에만 반응해 전자를 내뿜는 것 외에도 태양광에 포함된 적외선에도 반응토록 구조를 변경, 효율을 높인 것이다."

-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아직 대량 양산된 적이 없어 제품 안정성이나 신뢰도에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 상용화에도 문제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쯤 해결될까.

"안정성 문제는 다이솔이 지난 20여년간 실험을 통해 검증했고, 일본 도요타도 검증을 끝냈다. 다이솔이 이미 20년 이상을 견디는 내구성 테스트를 끝내 안정성 문제는 해결됐다고 본다. 상용화도 막 시작되고 있다. 영국의 G24i라든가, 철강회사인 코러스 등이 이미 상용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이솔-티모도 염료감응 전지와 LED를 이용한 건물일체형 조명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이후엔 유럽, 일본, 한국, 대만 등 많은 국가의 기업들이 양산에 들어갈 것이다."



- 최근 국내에선 삼성을 비롯해 다수의 벤처기업들, 일본에선 소니와 마쓰시타 등이 염료감응 태양전지 사업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 기업들의 염료감응 전지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면.

"일본이 현재로선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정부 지원아래 지난 10여년간 관련분야 연구개발을 진행해 2000여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최근엔 대만의 LCD 관련 기업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빠르게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에게 더 중요한 것은 전지의 생산기술인 것 같다. 일본도 이 부분은 아직 많이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세계 80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염료감응 전지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양산시설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은 매우 드물다."

- 염료감응 태양전지 모듈의 광전기 변환효율은 5% 수준으로 다른 실리콘계열 태양전지에 비해선 많이 낮다. 염료전지처럼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으면서 효율은 더 높은 박막 태양전지들이 개발되고 있는데, 염료전지의 효율을 더 높이는 방법은 없나.

"박막 태양전지 등에서 10% 이상의 효율을 내고 있다는 것은 실험실 환경에서 셀 기준으로나 가능한 것이다. 실제 외부환경에서 모듈을 설치했을 때 상황은 완전 달라진다. 이런 측면에서 5%의 염료전지 모듈은 외부 환경에서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충분한 경제성을 갖는다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효율보다는 외부 실제환경에서 얼마나 태양광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흡수해 발전하는가의 문제이고, 또다른 문제는 양산성이 될 것이다."

-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본격 상업생산과 시장 성공시기를 언제로 예측하나.

"멀지 않았다. 5년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김승룡기자 srkim@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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